음악 뮤지션을 소재로 한 영화들은 많지만 '위플래쉬'는 현존하는 음악영화 중에 최고라 평가받는다.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배우는 음악교수 '테런스 플래쳐'역을 완벽히 소화한 J.K 시몬스 일 것이다.
" 잘 들어! 세상에서 제일 쓸모없고, 해로운 말이 그만하면 잘했어(Good job!) 야! <플레쳐 교수의 영화 명대사 中)
목차
1. 영화 줄거리
세이퍼 음악학교 신입생 앤드류는 학교 내 평범한 밴드였던 나소밴드의 드러머입니다. 그러나 우연한 기회에 플레쳐 교수를 만나게 되고 교내 최고의 밴드이자 플레쳐 교수가 지휘를 맡고 있는 스튜디오 밴드에 들어가게 됩니다. 앤드류가 스튜디오 밴드에서 첫 연습을 시작하고 체 몇 분이 되지 않아 플레쳐 교수가 트롬본 연주자의 음정 실수를 지적하며 내쫓는 모습을 목격하게 됩니다.
그런데 음정을 틀린 사람은 트롬본 연주자가 아니라 그 옆자리 사람이었습니다. 플레쳐 교수는 그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지만 자기가 낸 음정이 맞았는지 틀렸는지 모르는 것 자체로도 충분히 자질이 없다고 말합니다. 바로 이어지는 쉬는 시간에 플레쳐 교수는 앤드류를 불러 그의 가정환경과 학습배경 등을 물으며 연습시간 놀랬을 앤드류를 안심시킵니다.
그러나 다시 연습이 시작되고 플레쳐 교수가 앤드류에게 '위플래쉬' 연주를 시키는데 앤드류가 계속해서 박자를 틀리자 플레쳐 교수는 의자를 집어던지고 바로 전에 물었었던 가족사항을 들먹이며 패드립(자신의 부모나 조상을 비하하는 패륜적 언어형태)을 하며 심지어는 성차별, 인종차별적 발언까지 하며 앤드류가 박자를 익히게 만듭니다.
본래 스튜디오 밴드의 메인 드러머는 태너가 맡고 있어서 앤드류에게는 좀처럼 메인 연주 기회가 주어지지 않습니다. 학교 경연대회가 있던 어느 날 태너가 앤드류에게 위플래쉬 악보를 잠시 맡겼는데 그 악보를 잃어버리고 맙니다. 그 상황을 알게 된 플레쳐 교수는 자신의 악보를 다른 사람에게 맡긴 것 자체가 잘못이라며 무대에 올라가라고 지시합니다. 그러자 태너는 악보 없이는 연주가 힘들다며 버팁니다.
그때 앤드류가 자신의 악보를 모두 외웠기 때문에 악보 없이도 연주가 가능하다고 나섭니다. 결국 앤드류의 훌륭한 연주에 힘입어 세이퍼 음악학교가 1위에 자리에 오르게 됩니다. 이후 스튜디오 밴드의 다음 경연곡인 '캐러밴'을 준비하면서 나소밴드의 드러머인 라이언과 앤드류를 경합시키게 되고, 결국 라이언에게 연주를 맡기게 되자 앤드류는 플레쳐 교수에게 격하게 분노합니다. 앤드류는 경연 전까지 메인 드러머 자리를 쟁취하기 위해 최고의 드러머가 되기 위해 쓸모없는 시간을 낭비할 수 없다는 생각에 사귀던 여자친구마저 차버리고 드럼 연습에만 열중하게 됩니다. 메인 드러머였던 테너와 라이언 그리고 앤드류가 메인 드러머 자리를 놓고 경합한 끝에 앤드류가 최종 메인 드러머 자리를 차지하게 되고 경연에 참가하게 됩니다.
앤드류가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뉴욕에서 2시간 걸리는 곳에 위치한 경연대회장에 도착을 하지만 렌터카 회사에 스틱을 놓고 왔음을 그제야 알게 됩니다. 플레쳐 교수는 다른 사람에게 메인 드러머 자리를 넘기려 하지만 앤드류가 광기 어린 반항을 하자 플레쳐 교수는 앤드류에게 경연시작 전까지 스틱을 가져오면 경연에 참가시켜 주겠다 합니다. 그리고 앤드류는 드럼 스틱을 다시 찾아 돌아오던 중 불의의 교통사교를 당하게 됩니다. 병원에 가야 했지만 경연에 참가해야 한다는 의지로 피투성이가 된 채로 경연 무대에 오릅니다.
결국 앤드류가 연주를 망치게 되고 플레쳐 교수는 앤드류를 밴드에서 내쫓아버립니다. 이에 앤드류는 더 이상 분노를 참지 못하고 플레쳐 교수에게 욕설을 내뱉고 드럼을 걷어차며 달려들게 됩니다. 이 일로 앤드류는 결국 학교에서 제적을 당하게 되고 영화는 반전의 결말을 향해 진행됩니다.
2. 비하인드 스토리
데이미언 셔젤 감독은 원래 영화 '라라랜드'를 먼저 제작하고 싶었으나 예산이 많이 필요했기 때문에 감독 본인의 자전적인 경험을 살린 영화 '위플래쉬'를 먼저 제작하게 됩니다. 몇 주 만에 초안을 다 썼지만 투자를 받기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결국 제작자 제이슨 라이트먼의 제안대로 기존의 장편 시나리오를 15페이지 분량으로 줄인 뒤 약간의 투자를 받아 18분짜리 동명의 단편영화를 먼저 만들게 됩니다. 이 단편영화부터 J.K 시몬스는 플레처 교수를 연기했습니다.
또 감독이 각본을 쓸 때부터 앤드류 역에는 마일스 텔러를 점찍어 뒀는데, 스케줄의 문제 등으로 캐스팅이 불발되고 단편영화에서는 조니 시몬스가 앤드류 역을 연기했습니다. 위플래쉬 단편은 2013년 선댄스 영화제에 출품되어 호평을 받고 수상까지 했으며 자연스레 투자까지 이뤄져 330만 달러라는 소중한 금액이 장편영화의 예산으로 모였습니다. 그리고 장편영화는 북미 흥행만 약 1300만 달러, 전 세계에서는 약 4천900백만 달러라는 엄청난 흥행 기록을 세웠습니다.
본 작은 하루 14시간 촬영이라는 강행군을 이어오며 19일 만에 메인 촬영을 끝냈다고 합니다. 예산이 그리 많지 않았기 때문에 실내 장면, 그것도 어두운 장면이 꽤 많아 촬영이 순조로웠을 거라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자동차 사고 스턴트도 있었고 악기를 연주하는 배우들은 늘 하이텐션을 유지해야 했기 때문에 단시간에 모든 촬영분을 찍기란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그중에서도 현장 녹음 분량도 많았기 때문에 19일 만에 촬영을 마친다는 것은 거의 기적이 아닐까 합니다.
뉴욕을 배경으로 하는 이 영화에서 여주인공 니콜이 다니는 포드햄 대학교는 실제로 맨해튼에 존재하는 학교이지만, 앤드류가 다니는 세이퍼 음악학교는 가상의 장소입니다. 워낙 부정적으로 묘사돼서 이렇게 가상의 이름을 사용한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최고의 음악학교라는 설정과 여러 가지 사정을 미뤄 봤을 때 쥴리아드 스쿨을 모델로 한 것 같습니다. 한편 유명 연주가이자 쥴리아드 스쿨의 교수인 마크 셔먼은 이 영화를 보고 현실과 많은 차이가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음악학교가 엄하고 힘들기도 하고 모욕을 서슴지 않는 교육자도 예전에 존재했지만 플레처 교수만큼은 아니었다고 전했습니다.
또 재밌는 부분은 뉴욕을 배경으로 하는 이 영화가 사실은 LA에서 촬영됐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스텝과 출연진을 고려했을 때 인프라가 더 잘 갖췄진 LA가 더 적합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영화 초반 로우 앵글 구도가 자주 쓰입니다. 뉴욕에 우뚝 솟은 건물들처럼 마치 주인공 앤드류가 정복하기엔 주위의 모든 것이 벽처럼 느껴지게 합니다. 감독이 어린 시절 뉴욕에 놀러 갔을 때 바로 그런 느낌을 받았다고 합니다. 뉴욕의 모든 것이 흥미롭고 재미있기보다 무서운 정글처럼 느껴졌던 것을 영화 속에 고스란히 담고 싶었다고 합니다.
영화 속에서 근접 촬영된 샷이 많습니다. 이는 클로즈업 컷을 쪼개서 리듬감을 구사하려고 한 것입니다. 특히 드럼 장면은 사실 공간을 이동하지도 않고 팔과 다리만을 사용할 뿐 역동적인 느낌을 주기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편집이 관건이었는데 감독의 드럼을 쳤던 경험이 편집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합니다.
플레처 감독역의 J.K 시몬스는 사실 집안이 음악 집안입니다. 부모님 두 분 모두 합창과 아카펠라를 전공했고, 아버지는 몬테나 대학에서 음악교수를 역임했습니다. 시몬스도 이 몬테나 대학에서 클래식을 전공하며 성악과 지휘를 배웠습니다. 그러나 스스로 연주에는 재능이 없다고 느꼈다고 합니다.
본 영화에서 그가 재즈 피아노를 연주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클래식 전공자인 그가 직접 피아노 연주를 직접해야 했기 때문에 비교적 간단한 연주였음에도 손이 마음대로 따라주지 않아 고전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감독은 시몬스가 캐스팅되고 난 후에야 시몬스가 음악을 전공한 이력이 있고 음악적 역량이 있음을 알았다고 합니다.
영화 '위플래쉬' 티저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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