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정보 / / 2023. 2. 2. 22:42

'범죄도시 2' 영화 속 뒷이야기

범죄도시2 포스터
범죄도시2 포스터

목차

    1. 범죄도시 2 최강 빌런 강해상

    "너 납치된 거야" 강해상의 실제 모티브가 된 필리핀 연쇄 납치범 중 하나가 실제로 했던 말입니다. 그런데 어쩌다가 손석구 배우가 이렇게 무시무시한 악역을 연기하게 되었을까요. 2019년 장원석 대표가 이상용 감독에게 손석구 배우를 소개해줬고, 감독은 처음에는 그에 대해서 잘 몰랐지만 센스 8, 지정생존자 두 작품을 보고 손석구가 여러 눈빛을 가졌다는 데서 매력을 느꼈습니다.

     

    또 이번 범죄도시 2편이 그의 장편 상업영화 데뷔작인데 이렇게 도전 정신이 강한 배우가 메인 빌런을 맡으면 더할 나위 없는 선택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이후 베트남에서 함께 현지답사를 할 때도 손석구가 먼저 여러 아이디어를 내며 강해상에 대해 논의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시나리오 단계에서는 이 강해상의 전사, 그러니까 강해상이 어떻게 베트남에 정착을 했고 그동안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범죄를 저질렀을까에 대한 논의는 있었지만, 이 영화에는 그런 사연을 넣지 않기로 의견이 모아지고, 지금처럼 빠르게 치고 나가는 방식을 채택합니다.

     

    또한 손석구가 처음 미팅 당시에는 강해상만큼 몸집이 크진 않았지만 강해상 배역에 욕심이 있어서 넋 달간 10kg 벌크업을 하고 계속 유지했습니다. 베트남에서 호의호식한 강해상을 표현하기 위해서 무조건 이것저것 많이 먹어서 체중을 불렸다고 합니다. 대신 그동안 100kg 넘게 들어본 적 없는 벤치프레스도 120kg까지 드는 등 스트랭스 위주로 근육을 키우며 몸을 더 불려 나갔습니다. 또한 베트남에 있는 설정이기 때문에 이번 영화에 임하는 1년 동안은 계속 피부를 테닝시키며 유지했습니다. 한편 기획까지 맡은 마동석과 이상용 감독은 이 강해상이 빌런이지만 한편으론 영화에서 섹시하게 보이면 좋겠다고 싶어서 그렇게 연출한 장면 중 하나가 초반에 나오는 강해상의 상의 노출 장면입니다.

     

    강해상의 가슴에 그려진 문신은 불구대천지수 와신상담이라는 한자 문구입니다. 불구대천지수는 말 그대로 같은 하늘 아래 있고 싶지 않을 정도의 사이라는 뜻인데, 단순히 진짜 싫다 정도가 아니라 상대를 죽이고 싶을 정도로 복수하고 싶다는 의미입니다. 자신의 이익을 방해하는 자는 끝까지 찾아가서 죽이고자 하는 강해상의 캐릭터에 딱 맞는 문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2. 베트남 촬영과 코로나 사태

    2019년 9월 말부터 다섯 차례 베트남을 오가며 2020년 2월 말에 베트남에서 촬영을 계획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 사태가 터지고 베트남 영사관으로부터 코로나가 심해져 현지 촬영이 불가능하니 모두 철수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2~3주 강제격리조치에 들어간다고 했습니다. 결국 베트남 촬영을 포기하고 3~4월쯤 감독과 최소 인원이 베트남에서 배경 촬영분만 따오고, 5~6월쯤에 배우들이 한국에서 블루스크린을 배경에 덧대고 연기한 분량을 CG로 합성했습니다. 두 촬영분의 앵글이 맞지 않으면 어색함이 바로 드러나는 어려운 작업입니다. 감독과 촬영감독, CG팀이 함께 콘티 작업은 물론 렌즈 조명을 다 설계하고 계산해서 철저하게 찍은 결과물입니다. 이런 문제로 영화 내용도 조금 바뀌게 됩니다.

    예컨대 최용기의 납치 장면은 원래 호텔로비였으나 한국 갈대밭에서 찍은 다음 이걸 합성했고, 베트남의 길거리 식당 장면은 사실은 용산에서 찍은 다음 합성한 것입니다.

     

    베트남에서 촬영한 영화이지만 베트남 현지에서 개봉이 금지되었습니다. 베트남 영화국은 영화의 폭력적인 장면이 너무 많다면서 심의 반려 조치를 내렸습니다. 그런데 사실 베트남에서 흥행했던 액션 영화 하이픈과 비교를 해봐도 폭력수위는 차이가 안 나는 것 같은데 아마도 영화에서 호찌민이 부정적으로 그려지는 부분 때문에 상영금지 조치까지 취했다는 분석입니다. 이번 영화는 1편에 이어 역시 청불 등급을 염두에 두었는데요. 그래서 대본은 훨씬 잔인했다고 하는데 다만 잔인함을 묘사하면 관객들의 불편함을 느낀다고 생각했기에 범죄도시 제작진은 잔인한 장면을 적나라하게 묘사하지 말자는 원칙을 1편부터 세웠어서 이번 2편에도 그걸 그대로 적용했습니다. 그렇게 다 만들고 청불 등급을 각오하고 심의를 넣었는데 뜻밖에도 15세 등급이 나온 것입니다.

     

    3. 마동석과 액션 효과음

    2편의 특징이라고 한다면 길가메시 부럽지 않은 마석도의 타격 효과음입니다. 처음엔 감독과 마동석 배우, 허명행 무술 감독이 논의를 하여 마지막에 악랄한 범죄자를 잡을 때 관객이 통쾌함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응징을 코드로 콘셉트를 잡았습니다. 이어서 이 응징이 설득력이 있도록 악당을 최대한 늦게 힘들게 잡자는 식으로 이야기 구조를 짰습니다. 그렇게 마지막 액션의 장소를 버스로 잡고 버스장면의 촬영을 마치고 사운드 믹싱을 할 때 강해상의 마체테 액션과 마석도의 맨주먹 액션이 맞붙어 어떤 효과가 나야 관객들이 더 스릴을 느낄 것인지 논의한 결과, 타격감을 강하게 살리면 좋겠다 싶어서 나온 것이 마석도의 펀치 효과음입니다. 이것이 영화 전체적으로 적용되어 거의 길가메시급 펀치 사운드가 구현되었습니다.

     

    마동석은 이번 2편에서 1편 마석도의 전매특허였던 복싱 외에도 유도, 호신술 등을 선보이고자 했으며, 이를 위해 종합격투기 김동현 선수에게 찾아가 기술을 배우기도 합니다. 이번 영화의 액션은 거의 배우들이 직접 연기를 한 것입니다. 배우들이 직접 한다는 것을 증명하듯 액션 장면도 얼굴 위주로 촬영에 들어갔습니다. 강해상의 첫 등장부터 이어질 모든 이야기가 궁금증을 자아내야 했고 따라서 그의 무게감을 보여주는 아파트 액션 신이 무엇보다 중요했습니다. 사실 이 장면을 찍을 때 강해상과 파트너 두 명이서 이렇게 많은 적을 죽이는 게 다소 비현실적이라는 우려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촬영감독이 먼저 강해상이 화장실에 들어가서 분위기를 잡고 원테이크 액션을 펼치면 어떻겠냐는 아이디어를 냈고 안 그래도 비좁은 베트남의 좁은 아파트 구조를 이용해서 컷을 쪼개면 더 현실성이 없어 보일까 봐 걱정하던 차에 원테이크 아이디어를 감독이 바로 채택했다고 합니다.

    4. 명불허전 빛나는 조연들

    아파트 장면에서 고장 난 총을 쏘는 장면은 최귀화 배우의 애드리브입니다. 조감독이 건네주려던 총소품이 바닥에 떨어져 진짜 고장이 났는데 당장 촬영에 들어가야 돼서 이런 애드리브를 구사한 것입니다. 최귀화는 카메라 감독을 웃길 수 있어서 굉장히 뿌듯하다고 밝혔습니다. 시나리오에서는 전일만 반장이 웃겨야 된다는 역할이었는데 최귀화 배우 본인이 보기에는 시나리오 자체로는 크게 웃기지 않아서 자신의 분량마다 어떻게 웃길까 여러 아이디어를 준비했다고 합니다. 그중 하나가 전양심 이름의 사인입니다.


    이야기 구조상 후반부에 돈가방을 둘러싸고 마석도와 강해상이 직접 맞서지 않고 서로 다른 동선을 타게 되는데요. 이 부분을 재밌게 살리고자 장이수를 투입시키기로 합니다. 전편에서 장첸을 만나 죽기 직전까지 갔지만 그런 일을 겪고도 살아남았다면 말도 안 되는 사기를 치며 살아가고 있겠다는 생각에 이번 2편에서와 같이 국제결혼 사기를 한다는 설정을 넣었습니다. 1편과 비교하면 이빨이 더 많이 빠진 캐릭터라서 오히려 관객들을 웃겨줄 역할에 집중하게 됩니다.

    5. 기대 이상의 흥행 성과

    범죄도시 2는 사실 넷플릭스 판매를 검토하기도 했습니다. 사냥의 시간, 낙원의 밤, 승리호 등 극장 개봉 영화로 제작을 했다가 코로나 때문에 넷플릭스로 선회한 것처럼 말이죠. 넷플릭스도 꽤 공을 들였지만 범죄도시 2 제작진은 극장을 선택하며 계속 기다렸고 그 결과 1,200만 관객을 동원합니다. 영화는 아무래도 극장에 맞춰진 포맷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사운드에 큰 공을 들였기 때문에 더욱 극장 개봉을 원했던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원래 1편의 강윤성 감독이 2편의 연출도 맡을 계획이었지만 다른 스케줄과 겹치면서 하차하고 1편의 이상용 조감독이 2편의 연출을 맡았습니다. 스태프 대다수가 1편부터 함께 작업했고 이상용 감독이 연출을 맡은 것도 1편의 결을 살릴 수 있는 인물이라 채택한 결과입니다. 3편 역시 연출하는 이상용 감독은 배우들의 현장 아이디어를 영화에 녹이려고 한다고 합니다. 아이디어는 배우의 의지이고 그것은 더 나은 영화를 위한 에너지라고 생각한다고 합니다. 이는 과거 이준익 감독에게 배운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범죄도시 1편이 만들어지기도 전에 마동석 배우는 이미 8편까지 기획하였습니다. 3편과 4편을 동시에 준비 중으로 두 편 모두 대본은 이미 나왔고 벌써 3편 촬영이 들어갔다고 합니다. 3편 역시 이상용 감독이 연출을 맡으나 영화 두 편을 동시에 준비할 수 없는 사정이어서 4편은 다른 감독을 구하고 있는 중이라고 합니다. 3편은 일본 야쿠자들이 한국으로 넘어와 인천에서 마약 범죄를 일으키자 광역 수사대로 자리를 옮긴 마석도가 악당을 소탕하는 이야기라고 합니다. 빌런 야쿠자로는 배우 이준혁과 일본 배우 아오키 무네타카가 합류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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