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영화제 감독상 수상작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

영화 '헤어질결심' 포스터

목차

1. 작품 주요 정보

칸영화제에서 <올드보이>로 심사위원대상과 <박쥐>로 심사위원상을 받았던 박찬욱 감독이 연출했다. 각본은 영화 <친절한 금자 씨>, <박쥐>, <아가씨>, <미옥>, <독전> 등을 집필한 정서경 작가가 썼다. 정서경 작가는 세계적인 거장이 된 박찬욱 감독과 가장 많은 작품을 협업하는 작가로도 유명하다. 박찬욱 감독은 정서경 작가에 대해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나의 영화 경력은 정서경 작가와의 만남 전과 후로 나뉠 수 있다고 한다.

 

또 박찬욱 감독은 내 영화에서 나오는 순수한 여성성, 아이다운 천진난만, 동화 같은 아름다움, 낙관론적 사고, 설렘이나 감사하는 마음, 쓸데없는 공상 같은 것들은 모두 정서경 작가에게서 나왔다고 한다. 주요 출연진으로는 사건을 수사하는 형사 장해준 역에 박해일, 미망인 송서래 역에 중국배우 탕웨이, 장해준의 부인 정안 역에 이정현, 장해준의 후배 형사 수완 역에 고경표, 장해준의 후배 형사 연수 역에 김신영, 송서래의 두 번째 남편 역에 박용우 배우 등이 캐스팅 됐다.

 

영화 <헤어질 결심>은 한국의 박해일 배우와 중국의 탕웨이 배우가 주인공으로 캐스팅되어 일찍부터 영화 애호가들 사이에서 많은 궁금증을 유발했다. 영화 <헤어질 결심>은 흔한 베드신 하나 없이도 남녀 간의 깊은 감정을 느낄 수 있는 멜로물이다. 극 중 소재는 불륜을 다루고 있지만, 불륜에 대한 반감보다는 사랑과 이별에 대해 좀 더 섬세하고 화려하게 주인공들의 감정이나 영화적 서사에 집중하고 있어서 관객들의 깊은 울림을 준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를 보면 영화 속 여러 가지 복선들과 사물들의 배치로 영화의 의미를 더하는 효과를 얻는다. 자칫 관객들이 주의 깊게 보지 못해 지나쳐버린 영화 속 소재들은 영화 속에서 큰 역할을 할 때가 많이 있다. 그래서 박찬욱 감독의 영화를 본 일부 관객들은 영화를 다 보고 나서도 영화에 대한 이해가 낮다는 단점이 있다.

2. 감독만 아는 비하인드 스토리

박찬욱 감독은 2016년 영화 <아가씨>를 연출한 이후로 약 6년 만에 자신의 11번째 작품인 <헤어질 결심>으로 복귀한다. 영화 <헤어질 결심>은 제75회 칸 영화제 경쟁부문 초정작으로,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까지 수상한다. <헤어질 결심>의 총제작비는 135억이고, 손익분기점은 관객수 120만 명 정도였다고 한다. 참고로 <헤어질 결심>의 누적 관객수는 189만 명이다. 그동안 개봉된 영화마다 상당한 흥행성적을 올렸던 박찬욱 감독이지만, 오랜만에 비청불 영화로서 감독 본인과 제작사 또한 흥행을 자신했다고 한다. 다만 아쉬움을 달래주는 건 영화의 높은 작품성을 인정받아 한국은 물론 해외 유수의 영화제에서 큰 상을 받았다는 것이다.

 

박찬욱 감독과 정서경 작가가 주인공을 캐스팅할 당시, 정서경 작가는 여주인공을 중국사람으로 하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그 이유를 묻자 정서경 작가는 그래야 탕웨이를 캐스팅할 수 있지 않냐라고 했단다. 이미 작가의 마음속 여주인공은 탕웨이였던 것이다. 그리고 장해준 역의 박해일을 캐스팅한 이유로는 영화 <덕혜옹주>에서 김장한 역으로 연기한 박해일을 보고 결정했다고 한다. 영화 속에서 박해일은 대부분의 실존인물 속에서, 유일한 허구인물임에도 기품과 의젓함이 느껴졌다고 한다. 이 점이 박찬욱 감독에게는 매우 인상적인 부분이었다고 한다.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노래가 정훈희의 '안개'이다. 이 노래는 박찬욱에게 영화의 영감을 준 소재 중 하나로 꼽힌다. 박찬욱이 가장 좋아하는 가수가 정훈희이고, 가장 좋아하는 한국가요 중 하나라고 한다. 우연히 유튜브에서 트윈폴리오가 커버했던 것을 알게 되고 이 노래를 시작으로 영화는 출발한다. 공동 각본을 집필한 정서경 작가는 해당노래를 전혀 듣지 않다가 칸 영화제에 가서야 처음 들었다고 한다.

 

엔딩 크레디트는 다수의 할리우드 영화들처럼 영화 제목인 <헤어질 결심>과 박찬욱 감독의 크레디트가 먼저 등장한다. 이 방식은 전작인 <아가씨>와도 동일하다. <헤어질 결심> 영화 여러 장면에서 스마트폰이 상당히 자주 등장한다. 번역앱, 운동앱, 추적앱, 녹음앱 등 우리들에게 익숙해 있는 여러 가지 애플리케이션이 등장한다. 특히 주인공 해준과 서래 또한 애플 기기 사용자로 나온다. 그리고 두 주인공이 각자 타는 차는 현대 소나타이다. 참고로 애플과 현대에서 협찬을 했다고 한다. 특히 영화 속에서 중간중간 애플의 siri를 호출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실제로 영화를 보는 애플 유저 관객들의 siri가 가끔 반응했다는 얘기가 있다.

 

영화 속 송서래가 입었던 드레스의 색깔에 대해 여러 가지 해석들이 제기된다. 드레스는 청색 같기도 하고 녹색 같아 보이기도 한다. 박찬욱은 송서래의 무언가 흐릿하고 불분명한 존재감을 그리기 위해 이런 드레스 색깔을 사용했다고 한다. 여주인공 송서래를 이렇게 보면 살인자 같고, 또 저렇게 보면 피해자 같은 느낌을 주기 위해서이다.

 

영화에서 조연으로 출연하는 배우 중 단연코 센세이션을 일으킨 배우는 바로 코미디언 김신영이다. 김신영은 심지어 카메오 출연이 아닌 비중이 있는 조연으로 출연을 했다. 이미 다 아는 사실이지만 김신영의 캐스팅은 박찬욱 감독이 직접 결정했다고 한다. 다른 제작진들은 모두 반대를 했지만, 박찬욱은 김신영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 박찬욱은 김신영의 재능을 오래전부터 알아봤다고 한다. 특히 영화 속 강력계 형사라면 딱딱하고 날카로운 이미지가 떠오르지만, 박찬욱 감독은 김신영이라면 형사라는 직업적 외형의 클리셰를 반전시켜 버리는 최적의 배우라고 생각했다. 극 중에서 동료형사로 나온 고경표와는 반대되는 성격과 이미지를 만드려고 했다. 참고로 박찬욱 감독 못지않게 봉준호 감독 또한 김신영을 배우로서 항상 캐스팅하고자 하는 배우 중 하나라고 한다. 봉준호 감독은 김신영이 연기한 모습을 모아놓은 파일을 따로 만들어 놨다고 하니, 충분히 김신영의 영화배우로서의 잠재력을 알 수 있다.

 

영화 속에서 자주 등장하는 위스키가 있다. 바로 대만산 싱글몰트위스키 브랜드인 카발란(KAVALAN) 위스키이다. 영화의 영향으로 골든블루에서 수입하는 카발란 위스키의 판매량이 급증했다고 한다. 끝으로 영화 <헤어질 결심>은 前 미국대통령 버락 오바마가 뽑은 2022년 가장 좋아하는 영화목록 중 하나이고, 영국 BBC가 선정한 2022년 최고의 영화 20편 중 하나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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